"네 죽음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으마. 탤런.
세상을 오염시키는 악을 멸하기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된 새로운 기사단이 창설되고 있단다.
어떠한 술책이나 웃음으로도 숨길 수 없는 악을 제거하기 위해서 말이야."
이것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많은 유저들의 가슴을 울린 퀘스트 ‘가족과 사랑’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티리온 폴드링의 "가족과 사랑" 퀘스트는 탤런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퀘스트로,
수많은 퀘스트 중에서 기억나는 걸 꼽으라면 거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잘 알려져 있죠.ㅎ
▲ 워크래프트 역사 중 리치왕 스토리를 관통하고 있는 영웅.
또한 구더기 먹으며 낄낄대던 노인에서 은빛십자군 총사령관까지....
WOW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되는 인물 중 한명인 티리온 폴드링.
이 티리온의 일대기를 그의 성기사 시절부터 리치왕의 몰락까지 정리해볼까 합니다.
▲ 티리온은 최초의 은빛 성기사단의 일원이자 2차 대전쟁의 영웅으로 ,
드높은 알터렉 산맥과 다로미어 호반을 잇는 교차로에 자리 잡은 얼라이언스의 하스글렌 자치령의 영주였습니다.
또한 하스글렌의 시민들은 요새의 굳건한 성벽이 단 한번도,
심지어 로데론 오크 침공에도 함락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죠.
그가 참전했던 오크와의 2차 대전쟁은 한 세대 전체에 달하는
젊은이들이 헌신적으로 목숨을 바치고서야 승리로 끝낼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2차 대전쟁이 끝난후, 사냥을 나간 티리온은 버려진 탑에 살고 있던 은둔자 오크를 마주하게 되죠.
2차 대전쟁 직후라 오크에 대한 증오가 아직 가시질 않았던터라
티리온에게 오크란 인류의 공적이였고, 이 오크는 죽어야만 하는 존재였습니다.
▲ 티리온은 그대로 검을 빼들고 돌진했으며, 이 오크도 자신의 옆에 있던 거대한 도끼를 들고 응전하게 되죠.
하지만 전투 중 탑의 높은 천장에서 먼지와 함께 돌들이 머리 위로 무너져 티리온은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맙니다.
그렇게 며칠 후, 티리온은 자신의 침대에서 깨어나게 되죠.
그는 부인인 카란드라에게서 자신이 말안장에 묶여 정신을 잃은채로 발견 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티리온은 혹시 그 은둔자 오크가 자신을 구해줬을까하고 생각해 보지만 곧 고개를 젓게 되죠.
이제껏 자신이 아는 오크는 짐승 같은 존재였고, 짐승 같은 놈들에게 명예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였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의구심에 다시 한번 오크를 마주했던 탑으로 간 티리온은 오크의 흔적을 조사하게 되죠.
그렇게 오크 흔적을 조사에 열을 올리고 있을 즈음 그의 뒤로 낮고 탁한 목소리가 울려퍼지게 됩니다.
“내 동족이 짐승 같은 힘만 가지고 너희 세계에서 살아 남은 줄아나?
너희 종족은 언제나 우리를 과소평가 해왔지. 그게 1차 대전쟁에서 우리에게 패한 이유일거다.”
놀랍게도 이 오크는 인간의 언어를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의 행동에서 이제껏 다른 오크에게서 볼수 없었던 연륜을 느낄수 있었죠.
그동안 만났던 오크와는 뭔가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된 티리온은 조심스레 그와 대화를 시도하게 됩니다.
자신을 아이트리그라 소개한 이 오크는 오래전 타락한 이후 명예와 긍지가 사라진
자신의 동족을 배신하고 로데론으로 도망쳐 폐허를 거점 삼아 몸을 숨기며 살고 있었다고 말하죠.
하지만 자신이 동족을 배신하고 적지에서 망명중인 변절자라는 사실은 아이트리그를 항상 괴롭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또한 아이트리그는 자신의 동족이 흑마법에 의해 피에 굶주리는 괴물이 되기 이전엔
주술사라는 영적지도자의 지도하, 부족 내에는 하늘과 땅, 바람과 물, 야생의 모든 영혼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숭고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죠.
이는 티리온이 알던 무분별한 학살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 티리온은 명예와 긍지로 살아가는 아이트리그의 모습에 신뢰를 느끼게 되고,
자신의 영지에 해를 끼치지 않는 다면 그의 존재를 비밀로 붙이겠다 약속하게 되죠.
하지만 발실라스의 추적 끝에 아이트리그의 존재가 알려져 버리자,
결국 티리온은 그 오크는 혼자일뿐이고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다스로한과 상부를 설득시켜 볼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맙니다.
최근 젊은 오크 한명이 부족을 연합하고 호드를 재결합시키고 있는 형국이라
단, 한명의 오크라도 반드시 잡아서 조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였죠.
오크를 찾아내라는 직계명령을 받게 된 티리온은 아이트리그와의 맹세와 명령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절친한 친구이자 사령관인 다스로한의 명을 어길순 없었죠.
티리온은 고통스러웠지만 결국 다스로한과 함께 아이트리그를 만났던 탑으로 군대를 이끌고 향하게 됩니다.
*****
아이트리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고 군대를 이끌고 온 티리온을 보며 분노하게 되죠.
아이트리그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었는데, 자신은 그 보답으로 그의 은신처에 적을 몰고 와버린 상황.
▲ 아이트리그의 눈빛이 “네 명예란 이정도로군...”라고 이야기 하는 듯 했죠.
아이트리그를 보며 티리온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좌절감과 자기 혐오에 휩싸이게 됩니다.
괴로워하던 티리온은 결국 아이트리그와 함께 다스로한에게 맞서보지만, 결국 아이트리그는 붙잡히고 말죠
또한 이 일로 티리온은 스트라솔름으로 끌려와 재판에 회부되게 됩니다.
▲ 재판전 그의 충직한 부하인 아덴은 그 오크 따위는 잊어버리고 배심원들에게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을 말하라고 부탁하게 되죠.
하지만 아덴의 이런 간청에도 불구하고 티리온은 그의 아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될순 없다며
그곳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사실 그대로 말하게 됩니다.
“그럴순 없네, 아덴. 명예가 걸린 문제야.
난 그 오크를 지켜주기로 한 맹세를 저버렸다네. 어떤 형벌이든 달게 받고 싶네.”
결국 재판 끝에 우서 경은 티리온의 힘을 제거하는 의식을 주관했고,
의식 끝에 모든 힘을 잃고 티리온은 로데론 국경으로 추방당하고 말죠.
다행히 아내와 아들에게는 죄를 묻지 않기에, 로데론에 남아있을수 있었습니다.
*****
빛의 힘을 잃고, 자신의 영지에서 추방당한 그에게 남은 것은 오직 명예뿐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마저도 확실치가 않았죠.
결국 그는 자신이 죽더라도 처형전 아이트리그를 구출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자신이 믿어왔던 명예라는 것은 이런 것이였죠.
자신의 목숨은 아깝지 않았지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건 아들 탤런이였습니다.
티리온은 자고 있는 아들 탤런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죠.
“언젠간 이 아이가 내가 한일을 이해해 주겠지.
언젠간 이 아이가 나를 추억하며 자랑스러워 하겠지.
내아들... 착하게 자라거라.”
이 말을 마지막으로 티리온은 소리 없이 탤런을 방을 떠나 아이트리그의 처형을 막기 위해 스트라솔룸으로 떠나게 되죠.
▲ 그는 젊은 대족장 스랄이 이끄는 호드 군단이 스트라솔룸을 공격하고 있는 혼란을 틈타
아이트리그를 구출하는데 성공하지만, 모진 고문으로 인해 이미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 죽어가는 아이트리그를 마주한 티리온은 잃어버렸던 빛의 힘을 되찾게 되고,
그 빛의 힘을 이용해 아이트리그를 죽음의 세계에서 구원할수 있었죠.
(티리온은 우서 경와 함께 스스로 빛의 힘을 깨달은 위대한 성기사 중 하나)
이후 오크의 새로운 족장 스랄이 아이트리그를 찾아와
호드가 피의 속박에서 벗어나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으며 돌아와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하게 됩니다.
스랄이 듀로탄의 아들임을 알아본 그는 요청을 받아들였고, 아이트리그는 스랄을 따라 떠나게 되죠.
하지만 티리온은 아들 탤런이 은빛 성기사단에 입단하는 것을 지켜보고자
은둔자 신분으로 로데론의 황야에 은거하게 됩니다.
▲ 대족장이 스랄이 아닌 가로쉬로 바뀐 지금도 오그리마에선 호드의 조언자로 남아있는 아이트리그를 볼수 있죠.
“티리온, 우린 서로 피와 명예로 묶여있지, 형제. 너를 잊지 않겠다.”
*****
많은 시간이 흘러 스무살이 된 탤런은 티리온의 바람대로 은빛 성기사단의 일원이 됩니다.
티리온은 녹색 후드로 몸을 숨긴채 아들의 서약식을 숨어서 지켜볼수 밖에 없었지만,
그는 아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 은빛성기사단의 일원이 된 것을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워 하고 있었죠.
한편, 아버지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지만,
탤런의 품에는 아버지가 추방 직전에 자신에게 남긴 편지가 항상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탤런.
네가 이걸 읽을수 있을 나이쯤이면 나는 떠난지 오래겠구나.
너와 어머니를 두고 떠나던 날,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이루 말할수도 없었단다.
하지만 언젠가 삶이 네게도 이렇게 어려운 결정을 시킬 날이 오겠지.
자라면서 분명 나에 대해 수많은 악담을 듣게 될까봐 걱정이구나.
사람들은 내가 한 일을 보고 나쁘다고 규정 짓겠지.
사람들이 내가 내린 결정을 가지고 너까지 경멸할까 걱정이 된단다.
이 편지에서 모든 일을 설명해주진 못하지만 내가 한 일은 명예를 위한 것이였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탤런. 명예는 우리를 사람답게 해주는 중요한 거란다.
힘든 부탁일줄 알지만 언젠가 이해해 주길 바라마.
아주 많이 사랑하고, 언제나 마음속 깊이 널 간직할 거라는 것을 알아다오.
아들아. 네 삶과 네 행적이 나의 구원이란다.
너는 나의 긍지, 나의 희망이란다.
선한 사람이 되거라, 영웅이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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