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정보 : OneRepublic - Apologize [ feat.Timbaland]
15위 블레이크 라이블리 (1987)
드라마 ‘가십걸’로 뜬 배우답게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 가십의 중심에 있었던 여배우죠. 영화 쪽으로 본격 진출한 이후도 예상대로 승승장구하며 잘나가는데, 작년에 ‘그린랜턴’의 실패는 좀 타격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배우는 계속 오르막을 질주하는 상태고 실패를 해도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일 뿐 절대 떨어질 일은 없어요. 적어도 아직까지는. 절대로 하락세를 탈 배우가 아닙니다. 올해는 올리버 스톤의 ‘새비지스’가 개봉하는데 이게 또 상당한 기대작입니다. 그런데 지금 딱 현 시점에서 차기작 섭외가 살짝 지지부진한데 말했듯이 아직은 하락세를 논할 타이밍이 아닙니다. 하지만 작품 활동을 너무 안하면 내년쯤 하락세로 돌아서겠죠. 올해까지는 이 정도 순위권이 매우 타당한 여배우입니다.
14위 키이라 나이틀리 (1985)
나탈리 포트만과 마찬가지로 너무 이른 나이에 대스타가 된 배우이고 사실 20대 초반 시점으로 나탈리 포트만과 비교하면 오히려 윗급이라고 볼 수도 있는 배우입니다. 더 이상 상업영화쪽 욕심은 없는 것 같고 나탈리 포트만처럼 앞으로 몇 년 이내에 대형 어워드 수상을 해야 하는데 이건 이 배우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듯합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하차한 후 상업 영화 쪽 욕심은 버리고 꾸준히 작은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데 ‘네버 렛미고’ 등 훌륭한 작품도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성과는 상당히 지지부진 합니다. 특히 ‘폭력의 역사’,‘ ’이스턴 프라미스‘의 연타로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거장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설마 그 다음 작품에서 무너질 줄은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아니, ‘데인저러스 메소드’에 대해 ‘무너졌다’고까지 표현하는 건 좀 오버 같고 그래도 좀 실망스러운 건 맞죠. 키이라 나이틀리 로서는 상당히 불운. 올해는 키이라 나이틀리 필모에서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과 다시 뭉친 ‘안나 카레리나’가 개봉하는데 역시 기대되는 작품이긴 하지만 이런 ‘과거 회귀’ 적인 느낌은 그닥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건 감독인 조 라이트에게도 마찬가지인 얘기겠죠. 전작이 ‘한나’라는 너무나도 도전적인 작품이었던 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가능성은 극히 낮겠지만 만약 ‘안나 카레리나’가 실패하면 키이라 나이틀리에게는 상당한 타격일 듯싶습니다. 나탈리 포트만처럼 임신이다 뭐다하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 순위밖에 안 되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굴욕인데 이보다 순위가 더 내려갈지도. 아무튼, 대형 어워드 수상. 이 배우에게 급한 과제입니다. 하다하다 안되면 다시 상업 대작 쪽으로 와서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이쁜 모습 많이 보여주는 것도 좋겠지요.
13위 마리온 꼬띠아르 (1975)
마리온 꼬띠아르가 역대 최고의 프랑스 여배우는 아닐 테지만 프랑스 여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자리 잡은 케이스’로는 역대 최고라 해도 무방할 겁니다. 경쟁상대로 나이가 더 어린 에바 그린도 있지만 마리온 꼬띠아르가 좀 더 위까지 올라갔다고 판단됩니다. 물론 프랑스에서 오랜 배우 활동을 한 후 본격적으로 월드 스타가 된 건 늦은 나이였고 지금은 벌써 30대 후반의 나이... 하지만 아직은 괜찮죠. 몇 년은 더 전성기를 달릴 수 있는 나이이고 지금보다 더 높이 치고 올라가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듯싶어요. 특히 놀란 감독의 대작 인셉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연속 캐스팅된 게 굉장히 큽니다. 확실한 전성기의 방점을 찍은 셈이죠. 지금 70년대 생 여배우 중 두말없이 원톱이라 할 수 있는 여배우일 겁니다.
12위 미아 와시코우스카 (1989)
10억 달러 흥행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이었으나 개봉 당시 포스터에 이름조차 없었던 굴욕의 듣보 시절을 딛고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여배우입니다. 그래도 듣보 시절에 10억 달러 흥행작의 주연으로 활약했으면 갑작스레 확 치고 올라갈 만도 한데 이 배우의 행보는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지만 강한 발걸음’ 이랄까... 크게 임팩트는 없지만 알게 모르게 굉장한 기세로 입지를 올려가고 있어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정말 이쁘장한 소녀로 나왔는데 이후 메이저 상업영화에서 이쁜 여배우로 활약하는 게 아니라 그 어린 나이에 대놓고 연기파, 성격파 배우로 방향 선회를 해버렸죠. 구스 반 산트의 ‘레스트리스’가 그닥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게 아쉬운 부분이지만 ‘에브리바디 올라잇’과 ‘제인 에어’가 굉장히 성공적이었고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로우리스’에서도 쟁쟁한 대배우들과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네요. 박찬욱의 ‘스토커’는 말할 것도 없고요.
11위 스칼렛 요한슨 (1984)
아마 이 순위 안에서 대중성 원톱의 여배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작 ‘어벤져스’가 상상을 초월하는 슈퍼 초 울트라 대박을 터트렸으니 당연한 일이고, 그 전부터 인기는 많았죠. 누드 사진 유출 이슈도 있고 그밖에 이것저것해서 원래 대중적인 관심을 많이 끌었던 여배우입니다. ‘상업적으로 소비되기 쉬운’ 이미지를 가진 여배우랄까요. 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물론 이런 이미지만 가진 여배우는, 굳이 여배우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연예인 중 널리고 널렸지만 탄탄한 연기력을 기본 베이스로 갖추고 이렇게 확실한 월드스타 톱 여배우로 우뚝 서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죠. 하지만 어찌되었던 이런 상업적인 방향으로의 ‘극대화’는 여배우에게 양날의 검입니다. 특히 마이클 베이의 ‘아일랜드’ 같은 케이스는 정말 안 좋다고 생각해요. 이런 이미지가 극대화되면 무게감 있는 작은 영화들로 활동할 기회가 적어지고 그건 곧 여배우로서 도약할 많은 기회들을 놓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스칼렛 요한슨의 경우 이미 과거에 작은 영화에서 충분히 많이 활약한 경력이 있지만요. 그런데 일단 지금 시점에서 보면 ‘블랙 위도우’같은 상업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게 굳어져 버려서 딱히 앞으로는 작은 영화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기대를 안 하게 되네요. 차기작에서 완전히 반전된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또 모르겠지만요.
10위 릴리 콜린스 (1989)
송충이 눈썹 때문에 조금 호불호가 갈리지만 제가 보기에 요즘 가장 예쁜 여배우 중 한명입니다. 외모도 외모지만 그 나이 대에 어울리는 젊음의 싱그러움(?)을 넘치듯이 뿜어대고 있는 배우죠. 흥행은 별로 안됐지만 최근 개봉한 타셈 싱의 ‘백설공주’는 제 개인적으로는 ‘원더풀!’을 외치고 싶을 정도입니다. 릴리 콜린스가 정말 너무너무 예쁘게 나왔거든요. 물론 지금까지 몇 안되는 필모 중에 ‘프리스트’와 ‘어브덕션’이라는 더블 망작이 끼어 있는 게 좀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미모와 앞으로의 포텐을 보고 높은 순위를 매겼습니다. 이미 확실한 대세를 탄 배우이기 때문에 출연 섭외가 줄을 잇고 있고 특히 내년에 개봉하는 판타지 대작 ‘모탈 인스트루먼트’는 상당한 기대작이죠. 앞으로 메이저 영화와 독립 영화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며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게 확실시 되는 여배우입니다.
9위 제니퍼 로렌스 (1990)
동갑내기인 엠마 왓슨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각각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이라는 메가톤급 프렌차이즈의 인기를 거저(?) 먹으며 ‘귀족’적인 느낌으로 떴다면 제니퍼 로렌스는 그와는 정반대인 길바닥(?) 느낌의 독립영화 ‘윈터스 본’으로 험난하게 성공을 이뤄낸 케이스로 상당히 대조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헝거 게임’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똑같은 ‘프렌차이즈 스타’의 반열에 올라섰지만 ‘태생부터 다르다’는 느낌이 팍팍 풍기죠. 애초에 헝거 게임의 ‘캣니스’의 캐릭터가 그런 길바닥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요. 제니퍼 로렌스의 캣니스 캐릭터를 보면 ‘윈터스 본’의 길바닥 시궁창 스타일이 대작 상업영화에 묘하게 접목된 느낌인데, 이게 독특하긴 하지만 상업영화에서 아주 효과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증거로 북미를 제외하면 세계적인 흥행에서는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등과 비교해서 많이 처지죠. 다른 건 몰라도 확실히 멜로 연기에서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보다 매력이 많이 뒤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해나갈지 좀 감이 안 오는 배우인데 그래도 용케 지금 시점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고 연기력이야 뭐 충분히 검증되었으니 할리우드의 차세대 대표 주자 중 한명으로 당당히 꼽힐만 하다고 봅니다.
8위 엠마 왓슨 (1990)
이 배우는 뭐 딴 거 없이 오로지 ‘해리포터’ 버프 하나 만으로 이 정도 순위가 타당한 입지를 쌓은 거죠. 그런데 이제 해리포터가 끝났습니다. 지금부터가 중요한데 다니엘 레드클리프의 경우 벌써부터 작품 여러 개 찍고 열심히 ‘다음 단계’로 달려가고 있는 반면 엠마 왓슨은 좀 느긋한 분위기네요. 해리포터 이후 첫 차기작이 굉장히 중요한데 하필 이 배우가 고른 건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오로지 마릴린 먼로로 캐스팅된 미셸 윌리엄스만이 돋보일 수밖에 없는데 엠마 왓슨이 여기에 들러리 조연으로 출연한건 좀 안일한 판단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후의 차기작 일정을 봐도 그닥 공격적인 기세는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이미 돈도 많이 벌었겠다 해리포터로 쌓은 입지가 워낙 커서 그리 쉽게 하락세를 타지도 않을 테고 더군다나 미모도 최고 수준이니 꼭 조급하게 굴 필요가 없긴 하지만요. 그래도 영화판의 배우 인기란 모르는 거라 앞으로 주목받는 화제작에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그대로 몇 년 흘러 버리면 금세 하락세를 타버릴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죠. 최근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차기작을 촬영 중인 파파라치 사진이 떴는데 노출한 아랫배의 탄력이 좀 시원치 않은 상태라 확실히 어딘가 좀 ‘방심 상태’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듭니다.
7위 크리스틴 스튜어트 (1990)
엠마 왓슨이 자기 인생 자기가 알아서 사는거니 제가 투덜투덜 거릴 입장은 못 되지만 그래도 한마디 하고 싶네요.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좀 배워라!’ 하고 말이죠. 트와일라잇 프렌차이즈 인기를 거저먹고 떴다는 비판도 있지만 아직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종결되지도 않은 시점에(물론 촬영은 옛 저녁에 끝났지만)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벌써부터 활발하게 다른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물론 트와일라잇 시리즈 이전부터 다른 영화 경력이 풍부하긴 했지만) 그것도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어장관리녀 ‘벨라’를 연기하며 뭐 제대로 연기할 건덕지도 없는 수준 낮은 캐릭터만 보여줬던 것에 대한 반발인지 정말 엄청 과격하고 난이도가 높은 배역들만 골라서 출연하고 있습니다. 최근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 ‘온 더 로드’에서 무슨 전라 노출 베드씬도 나온다고 하던데 그게 ‘하우두유두’ 라든가 ‘여인의 음모’ 라든가 하는 확실한 노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청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 틀림없는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식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게 배우로서 무조건 바라직한 행보다! 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지만 사실 크리스틴 스튜어트 정도의 위치에 있는 어린 여배우가 망설이지 않고 좋은 작품에서 노출 연기를 감행한다는 건 충분히 박수를 받아야 할 기특한(?) 행보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마인드 적인 부분에서 아주 진지한 배우라는 걸 보여준 것 같고(특히나 어린 소녀들이 열광했던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여주인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것만으로 이 배우의 앞길에 거대한 플러스 요인이 된 건 틀림없을 것 같네요.
6위 아만다 사이프리드 (1985)
이 배우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생각됩니다. 2008년에 ‘맘마미야’로 확 뜬 이후 몇 년 째 톱 여배우로 군림하고 있는데 그 몇 년 동안 지나온 길을 살펴보면 사실 ‘이보다 더 참담할 순’ 없습니다. 그야말로 ‘망작 제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출연작 대부분이 안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이 지경이 되고도 여전히 위기론 정도만 나올 뿐 확실한 하락세는 아니라는 사실이 우선 놀랍네요. 하지만 이제 정말 벼랑 끝입니다. 올해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추락할거라고 봅니다. 특히 최고 기대작인 ‘러브레이스’. 이거 망하면 진짜 답이 없다고 보고요. 물론 올 연말에 비교적 안전빵인 ‘레 미제라블’이 있지만, 그래도 러브레이스가 망한다면 ‘레 미제라블’로 커버가 안 되는 타격이 될게 확실하죠. 쟁쟁한 대배우가 많이 출연하는 레 미제라블과는 달리 러브레이스는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거의 원톱으로 내세우는 영화라 그 중요성과 리스크는 비교가 안 됩니다. 물론, 역으로 말하자면 러브레이스만 성공하면 그 동안의 위기론 다 날려버리는 겁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하겠죠.
5위 캐리 멀리건 (1985)
바로 윗 순위의 동갑내기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아주 그냥 난장판의 필모를 만들어 온 것과는 정반대로 캐리 멀리건의 최근 몇 년은 그야말로 평온한 탄탄대로 그 자체네요. 가장 최근작 세편을 보면 ‘네버렛미고’, ‘드라이브’, ‘쉐임’인데 정말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 않습니까? 정말 ‘아름답다’는 표현까지 나올 만큼 훌륭하고 깔끔한 필모입니다. 그거에 올 연말이 되면 ‘위대한 개츠비’까지 추가됩니다. 이건 뭐.. 여배우로서 최고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하지만 나쁘게 보면 운이 많이 따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른 여배우들이 이 험난한 영화판의 온갖 풍파들과 부딪히며 힘겹게 입지를 쌓아 가고 있는 동안 캐리 멀리건은 순풍만 만나며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오고 있으니 왠지 한번 큰 실패를 겪었을 때 아만다 사이프리드처럼 단단한 맷집으로 버티는 게 아니라 그냥 한방에 훅 갈 것 같은 불안한 느낌도 드는군요. 뭐 어찌되었던 현재까지는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탄탄대로 여배우 인생을 달리고 있는 캐리 멀리건입니다.
4위 클로이 모레츠 (1997)
이렇게 어린 나이의 배우에게 할 얘기는 아니지만 제가 볼 때 이 배우도 요새 슬슬 위험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제 겨우 16살인 배우에게 하락세 운운하는 평가를 내리는 건 상식적으로 봐도 터무니없는 얘기지만 원래 클로이 모레츠 자체가 어린 나이로 역대급 입지를 쌓은 배우이니 매우 특이한 케이스로 다룰 수밖에 없죠. 20살이 되기 전에 오스카 못 먹으면 ‘아 망했어요’ 드립을 해야 할지도. 오스카 까지는 아니더라도 킥애스 이후 2,3년 이내에 굉장한 히트작 하나 나올 줄 알았는데 아직 이렇다 할 대박 작품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렛미인’은 괜찮았지만 대박이라 하기에는 2% 부족하고(사실 스웨덴 판과 비교해서 별로다 라는 얘기까지 들었으니 아주 괜찮았던 것도 아니죠)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석권한 ‘휴고’에 출연했지만 이 영화는 오로지 마틴 스콜세지가 조르주 멜리에스를 핥아대는 데에만 열중하는 영화라 클로이 모레츠는 전혀 부각되지도 않았죠. 물론 같이 출연한 아사 버터필드는 이 영화로 완전 떴지만요. 국내에 개봉도 못한 ‘텍사스 킬링 필드’, ‘힉’은 모두 흥행 비평 양면에서 참패했고 최근에 개봉한 ‘다크 섀도우’도 그닥 좋은 평가를 못 받았습니다. 물론 이 영화들이야 처음부터 그리 크게 기대가 되는 작품은 아니었고 클로이 모레츠의 비중이나 책임이 크지도 않았죠. 하지만 내년에는 정말 클로이 모레츠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할 화제작이 있으니 바로 ‘캐리’ 리메이크입니다. 특히 이 영화에 헤일리 스타인펠드의 출연 섭외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그 밖에 비슷한 나이대의 유망주 여배우들이 잔뜩 출연하는 터라 이미 ‘제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클로이 모레츠의 입장에선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포진입니다. 일종의 힘겨운 방어전인 셈이죠. 승리할 경우에 대박이지만, 질 경우는 많은 것을 잃게 되는. 물론 이 배우의 재능을 믿는다면 당연히 대박을 터트릴 거라 기대할 수 있고 설령 캐리가 실패하더라도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얼마든지 기회는 많을 거라 낙관할 수 있지만 큰 기대를 받았던 아역 유망주가 빠른 시일 내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사그라 들어버린 경우는 과거에도 많았기에(물론 클로이 모레츠는 어떤 과거의 사례들과 비교해도 훨씬 압도적으로 기대를 많이 받는 배우이긴 합니다) 무조건 낙관적으로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3위 앤 해서웨이 (1982)
역시 어린 나이에 뜬 배우이고 전성기라면 이미 오래 전에 왔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현재 이 배우는 제 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습니다. 아니, 제 2의 전성기라고 말하니 그 전의 전성기와 동급이라는 뉘앙스가 좀 풍기는데 명백하게 아닙니다. 바로 지금이 이 배우 인생의 최절정기예요. 그리고 아주 오래전 한창 잘나가던 때와 비교해도 완전히 급이 다른, 아예 탈바꿈을 해버린 모양새입니다. 프리저가 1단 변신하고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다가 그 후 2단, 3단 변신까지 계속 보여준 것처럼. 말 그대로 한계가 보이지 않는 배우. 어떤 좋은 평가를 내려도 결국 그걸 ‘과소평가’로 만들어 버리고 보다 더 높은 경지를 보여주는 배우. 뭐 이 정도로 설명하면 될 것 같네요. 보면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최근 행보가 앤 해서웨이를 닮아가려는 듯한 인상도 듭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마찬가지로 앤 해서웨이 역시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하이틴 스타로 뜬 게 출발점입니다.(물론 배우 경력은 그보다 오래되었지만) 하지만 프린세스 다이어리를 2편까지 찍고 난 직후 곧바로 독립영화인 ‘하복’과 이안의 걸작 ‘브로크백 마운틴’에 출연해 과감하게 가슴을 까(?)버리죠. 어린 소녀 관객들이 좋아하던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여주인공이 바로 다음 작품에서 그런 파격 행보를! 물론 가슴을 깐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굉장히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한 게 놀라왔던 거죠. 하지만 그런 파격적인 행보의 와중에도 절묘한 밸런스 감각을 보여주는데 바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비커밍 제인’ 등의 작품으로 상업성의 길을 놓치지 않은 거죠. 그러다가 또 그 다음엔 조나단 드미의 ‘레이첼, 결혼하다’에 출연해 재활 치료중인 마약중독자 역을 합니다. 정말 놀랄 정도로 아름다운 밸런스입니다. 감탄 밖에 나오지가 않네요. 그리고 올해는 정말 엄청나죠. 여름에는 다크나이트 라이즈, 겨울에는 레 미제라블. 여름과 겨울의 최대 성수기를 ‘초’자가 붙을 정도의 특급 기대작 두 편으로 동시 석권을 노리다니! 거기에 두 영화 모두 엄청 도전적인 배역이지만, 지금의 앤 해서웨이라면 문제없이 성공적인 결과물을 보여줄 거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믿고 보는 배우’인 거죠.
2위 엠마 스톤 (1988)
배우로서의 진지한 재능도 엄청나고, 셀리브리티 인기로도 탑급입니다. 재능과 대중성 양면에서 이렇게까지 먼치킨 급의 클래스를 모두 보여준 배우가 과거에 있었을까요? 저는 그냥 이 배우에 대해서는 ‘역대 할리우드 사상 이런 배우는 없었다’란 표현까지 쓸 정도입니다. 그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조금 논란이나 이견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아무튼 정말 굉장하고 유니크한 배우인건 확실합니다. 일단 제가 살아오면서 본 그 어떤 배우에게서도 이렇게 매력적인 마스크, 이렇게 매력적인 목소리, 이렇게 매력적인 연기 스타일과 재능은 목격한 바가 없으니까요. ‘완전체!’ 라고 외치고 싶지만 딱 한 가지 약점은 있어요. 몸매가 좀 아쉽더군요. 하지만 모델 같은 쭉쭉 빵빵한 몸매가 여배우에게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니까요. 이 배우의 필모는 좀 독특한 방향으로 훌륭한 편인데, 영화 데뷔작인 ‘슈퍼배드’의 경우 행오버와 함께 21세기 최고의 코미디 영화로 꼽힐 만큼 좋은 작품이고 좀비랜드, 이지A 등의 작품도 모두 소품이지만 아주 훌륭했죠. 작년에 개봉한 ‘헬프’(엠마 스톤의 주연작 중 처음으로 국내 정식 개봉한 영화죠)는 정말 엄청난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엠마 스톤 뿐 아니라 출연한 수많은 여배우들이 골고루 맹활약하며 좋은 평가를 나눠먹은 터라 엠마 스톤에게 생각만큼 많이 플러스 된 건 아닌 듯합니다. 그래도 좋은 성과인건 확실하죠. 중요한건 올해인데, 여름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가을에 ‘갱스터 스쿼드’가 개봉하는데 앤 해서웨이의 ‘다크나이트 라이즈’-‘레 미제라블’ 콤보와 비교해도 전혀 안 꿀리는 라인업이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야 뭐 당연히 초초초초초초 기대작에 어마어마한 성공이 이미 보장되고 있지만 갱스터 스쿼드 역시 엠마 스톤의 입지를 엄청나게 상승시켜줄 기대작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대부, 언터처블, 좋은 친구들, LA 컨피덴셜 같은 후덜덜한 걸작 영화들을 연상시키는 초호화 라인업의 대작 갱영화인데, 쟁쟁한 남자 대배우들 사이에서 엠마 스톤만이 유일한 (비중있는)여배우로서 굉장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고편만 봐도 같이 출연한 남자 배우들의 카리스마와 함께 어마어마한 상승효과를 보여주더군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보다는 오히려 이 영화에서 더욱 큰 배우로서의 결실을 맺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엠마 스톤은 6월 14일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홍보를 위해 처음으로 국내에 방한합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제가 매기는 이런 순위에서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톱’으로 거듭날게 확실해 보이는 군요.
1위 제시카 차스테인 (1981)
딱 지금 시점의 기준에서는 ‘대세’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를 단 한명만 꼽으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제시카 차스테인 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배우는 좀 희한한 케이스입니다. 1981년생으로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이 배우가 주목받은 건 지극히 최근입니다. 애초에 영화 쪽 활동 경력도 짧고, 2010년 이전까지는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굳이 적합한 표현을 갖다 붙이자면, ‘갑툭튀 대세’ 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작년에 이 배우의 영화가 국내 개봉한 것만 ‘트리 오브 라이프’, ‘헬프’, ‘언피니시드’까지 세편이고, 국내 개봉 안한 영화로 ‘테이크 쉘터’, ‘코리올라누스’, ‘텍사스 킬링 필드’까지 있네요. 한해에만 무려 같은 배우의 출연작이 여섯 편 개봉한 겁니다. 원래 작년 개봉 예정이었다가 흐지부지된 알 파치노 연출의 ‘와일드 살로메’까지 포함하면 일곱 편입니다. 이 배우는 무슨, 나루토한테 ‘환영 분신술’이라도 배운 겁니까? 어떻게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작품들에 출연할 수 있는지. 그 초인적인 능력이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출연한 작품 하나하나가 다 훌륭해요. 작품 자체로는 텍사스 킬링 필드, 언피니시드 등 별로 안 좋은 평가를 받은 경우도 있지만, 다른 작품들은 모두 어워드 시즌에서 주목을 받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작품 자체가 아니라 연기만 놓고 보면 제시카 차스테인은 모든 작품에서 찬사를 받았고요. 2011-2012 북미 어워드 시즌에 제시카 차스테인은 여러 번 연기상 후보에 오르고 수상도 했는데, 헬프, 트리 오브 라이프, 코리올라누스, 테이크 쉘터 등 여러 작품들을 번갈아 가며 혹은 중복되어 후보에 오르고 수상도 하는 등 아주 난리도 아니었죠. 정말 ‘요즘 이 배우 난리가 났네!’ 하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바로 이런 걸 ‘대세’라고 말하는 거고요. 당연히 차기작 일정도 짱짱해서 테렌스 맬릭의 신작과 영국 시인 C.K.윌리엄스의 전기 영화 등 지금까지의 필모와 궤를 같이 하는 훌륭한 작품들이 대기 중이지만 올해 가장 기대되는 이 배우의 신작은 가을에 개봉하는 ‘로우리스’와 연말에 개봉하는 캐스린 비글로의 신작 영화인 것 같네요. 1,2,3위의 배우들이 모두 올해 어마어마한 기대작 두 편을 나란히 포진시키고 있는데 어느 한 작품도 처지지 않는 쟁쟁한 라인업들로 이 여섯 작품들만 모두 챙겨보더라도 올 한해 영화 감상의 아쉬움은 없을 듯합니다. ‘로우리스’는 엠마 스톤의 ‘갱스터 스쿼드’와 마찬가지로 시대 배경의 차이는 있지만 똑같이 쟁쟁한 남자 대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어 남성미 물씬 풍기는 서부 갱영화의 극치를 보여줄 기대작입니다. 물론 엠마 스톤과는 달리 제시카 차스테인은 이 영화의 홍일점은 아닙니다. 이 순위에도 포함되어 있는 또 다른 ‘대세 여배우’ 미아 와시코우스카도 출연하는데 예고편과 기타 프로모션을 보니 가장 비중 있는 배역은 역시 제시카 차스테인인 것 같고 확실히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카리스마 발산 하는 역에 더 어울리는 것도 미아 와시코우스카 보다는 제시카 차스테인 쪽이죠. 예고편을 보면 정말 제시카 차스테인의 카리스마와 존재감이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정말 ‘최고의 여배우’라는 아우라가 동작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에서 뿜어져 나오죠. 또한 연말에 개봉하는 캐스린 비글로의 신작은 다름 아닌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에 관한 영화인데요. 지금까지의 필모도 그렇고 이런 차기작 라인업만 봐도 이 배우가 얼마나 심상치 않은 배우인지 저절로 느껴질 정도죠. 정말 마술 같은 힘을 가진 여배우입니다. 엄청 눈에 띄는 미인도 아니고, 몸매를 비롯해서 전체적으로 평범한 스타일인데 영화에 나왔다 하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눈을 땔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이런 게 ‘완벽한 천상 여배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단기 포스’로는 역대 최강급을 보여주고 있지만, 결코 ‘단기간의 대세’로만 머물지 않을 진짜배기 실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5위 블레이크 라이블리 (1987)
드라마 ‘가십걸’로 뜬 배우답게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 가십의 중심에 있었던 여배우죠. 영화 쪽으로 본격 진출한 이후도 예상대로 승승장구하며 잘나가는데, 작년에 ‘그린랜턴’의 실패는 좀 타격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배우는 계속 오르막을 질주하는 상태고 실패를 해도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일 뿐 절대 떨어질 일은 없어요. 적어도 아직까지는. 절대로 하락세를 탈 배우가 아닙니다. 올해는 올리버 스톤의 ‘새비지스’가 개봉하는데 이게 또 상당한 기대작입니다. 그런데 지금 딱 현 시점에서 차기작 섭외가 살짝 지지부진한데 말했듯이 아직은 하락세를 논할 타이밍이 아닙니다. 하지만 작품 활동을 너무 안하면 내년쯤 하락세로 돌아서겠죠. 올해까지는 이 정도 순위권이 매우 타당한 여배우입니다.
14위 키이라 나이틀리 (1985)
나탈리 포트만과 마찬가지로 너무 이른 나이에 대스타가 된 배우이고 사실 20대 초반 시점으로 나탈리 포트만과 비교하면 오히려 윗급이라고 볼 수도 있는 배우입니다. 더 이상 상업영화쪽 욕심은 없는 것 같고 나탈리 포트만처럼 앞으로 몇 년 이내에 대형 어워드 수상을 해야 하는데 이건 이 배우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듯합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하차한 후 상업 영화 쪽 욕심은 버리고 꾸준히 작은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데 ‘네버 렛미고’ 등 훌륭한 작품도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성과는 상당히 지지부진 합니다. 특히 ‘폭력의 역사’,‘ ’이스턴 프라미스‘의 연타로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거장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설마 그 다음 작품에서 무너질 줄은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아니, ‘데인저러스 메소드’에 대해 ‘무너졌다’고까지 표현하는 건 좀 오버 같고 그래도 좀 실망스러운 건 맞죠. 키이라 나이틀리 로서는 상당히 불운. 올해는 키이라 나이틀리 필모에서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과 다시 뭉친 ‘안나 카레리나’가 개봉하는데 역시 기대되는 작품이긴 하지만 이런 ‘과거 회귀’ 적인 느낌은 그닥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건 감독인 조 라이트에게도 마찬가지인 얘기겠죠. 전작이 ‘한나’라는 너무나도 도전적인 작품이었던 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가능성은 극히 낮겠지만 만약 ‘안나 카레리나’가 실패하면 키이라 나이틀리에게는 상당한 타격일 듯싶습니다. 나탈리 포트만처럼 임신이다 뭐다하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 순위밖에 안 되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굴욕인데 이보다 순위가 더 내려갈지도. 아무튼, 대형 어워드 수상. 이 배우에게 급한 과제입니다. 하다하다 안되면 다시 상업 대작 쪽으로 와서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이쁜 모습 많이 보여주는 것도 좋겠지요.
13위 마리온 꼬띠아르 (1975)
마리온 꼬띠아르가 역대 최고의 프랑스 여배우는 아닐 테지만 프랑스 여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자리 잡은 케이스’로는 역대 최고라 해도 무방할 겁니다. 경쟁상대로 나이가 더 어린 에바 그린도 있지만 마리온 꼬띠아르가 좀 더 위까지 올라갔다고 판단됩니다. 물론 프랑스에서 오랜 배우 활동을 한 후 본격적으로 월드 스타가 된 건 늦은 나이였고 지금은 벌써 30대 후반의 나이... 하지만 아직은 괜찮죠. 몇 년은 더 전성기를 달릴 수 있는 나이이고 지금보다 더 높이 치고 올라가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듯싶어요. 특히 놀란 감독의 대작 인셉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연속 캐스팅된 게 굉장히 큽니다. 확실한 전성기의 방점을 찍은 셈이죠. 지금 70년대 생 여배우 중 두말없이 원톱이라 할 수 있는 여배우일 겁니다.
12위 미아 와시코우스카 (1989)
10억 달러 흥행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이었으나 개봉 당시 포스터에 이름조차 없었던 굴욕의 듣보 시절을 딛고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여배우입니다. 그래도 듣보 시절에 10억 달러 흥행작의 주연으로 활약했으면 갑작스레 확 치고 올라갈 만도 한데 이 배우의 행보는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지만 강한 발걸음’ 이랄까... 크게 임팩트는 없지만 알게 모르게 굉장한 기세로 입지를 올려가고 있어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정말 이쁘장한 소녀로 나왔는데 이후 메이저 상업영화에서 이쁜 여배우로 활약하는 게 아니라 그 어린 나이에 대놓고 연기파, 성격파 배우로 방향 선회를 해버렸죠. 구스 반 산트의 ‘레스트리스’가 그닥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게 아쉬운 부분이지만 ‘에브리바디 올라잇’과 ‘제인 에어’가 굉장히 성공적이었고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로우리스’에서도 쟁쟁한 대배우들과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네요. 박찬욱의 ‘스토커’는 말할 것도 없고요.
11위 스칼렛 요한슨 (1984)
아마 이 순위 안에서 대중성 원톱의 여배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작 ‘어벤져스’가 상상을 초월하는 슈퍼 초 울트라 대박을 터트렸으니 당연한 일이고, 그 전부터 인기는 많았죠. 누드 사진 유출 이슈도 있고 그밖에 이것저것해서 원래 대중적인 관심을 많이 끌었던 여배우입니다. ‘상업적으로 소비되기 쉬운’ 이미지를 가진 여배우랄까요. 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물론 이런 이미지만 가진 여배우는, 굳이 여배우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연예인 중 널리고 널렸지만 탄탄한 연기력을 기본 베이스로 갖추고 이렇게 확실한 월드스타 톱 여배우로 우뚝 서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죠. 하지만 어찌되었던 이런 상업적인 방향으로의 ‘극대화’는 여배우에게 양날의 검입니다. 특히 마이클 베이의 ‘아일랜드’ 같은 케이스는 정말 안 좋다고 생각해요. 이런 이미지가 극대화되면 무게감 있는 작은 영화들로 활동할 기회가 적어지고 그건 곧 여배우로서 도약할 많은 기회들을 놓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스칼렛 요한슨의 경우 이미 과거에 작은 영화에서 충분히 많이 활약한 경력이 있지만요. 그런데 일단 지금 시점에서 보면 ‘블랙 위도우’같은 상업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게 굳어져 버려서 딱히 앞으로는 작은 영화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기대를 안 하게 되네요. 차기작에서 완전히 반전된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또 모르겠지만요.
10위 릴리 콜린스 (1989)
송충이 눈썹 때문에 조금 호불호가 갈리지만 제가 보기에 요즘 가장 예쁜 여배우 중 한명입니다. 외모도 외모지만 그 나이 대에 어울리는 젊음의 싱그러움(?)을 넘치듯이 뿜어대고 있는 배우죠. 흥행은 별로 안됐지만 최근 개봉한 타셈 싱의 ‘백설공주’는 제 개인적으로는 ‘원더풀!’을 외치고 싶을 정도입니다. 릴리 콜린스가 정말 너무너무 예쁘게 나왔거든요. 물론 지금까지 몇 안되는 필모 중에 ‘프리스트’와 ‘어브덕션’이라는 더블 망작이 끼어 있는 게 좀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미모와 앞으로의 포텐을 보고 높은 순위를 매겼습니다. 이미 확실한 대세를 탄 배우이기 때문에 출연 섭외가 줄을 잇고 있고 특히 내년에 개봉하는 판타지 대작 ‘모탈 인스트루먼트’는 상당한 기대작이죠. 앞으로 메이저 영화와 독립 영화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며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게 확실시 되는 여배우입니다.
9위 제니퍼 로렌스 (1990)
동갑내기인 엠마 왓슨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각각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이라는 메가톤급 프렌차이즈의 인기를 거저(?) 먹으며 ‘귀족’적인 느낌으로 떴다면 제니퍼 로렌스는 그와는 정반대인 길바닥(?) 느낌의 독립영화 ‘윈터스 본’으로 험난하게 성공을 이뤄낸 케이스로 상당히 대조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헝거 게임’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똑같은 ‘프렌차이즈 스타’의 반열에 올라섰지만 ‘태생부터 다르다’는 느낌이 팍팍 풍기죠. 애초에 헝거 게임의 ‘캣니스’의 캐릭터가 그런 길바닥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요. 제니퍼 로렌스의 캣니스 캐릭터를 보면 ‘윈터스 본’의 길바닥 시궁창 스타일이 대작 상업영화에 묘하게 접목된 느낌인데, 이게 독특하긴 하지만 상업영화에서 아주 효과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증거로 북미를 제외하면 세계적인 흥행에서는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등과 비교해서 많이 처지죠. 다른 건 몰라도 확실히 멜로 연기에서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보다 매력이 많이 뒤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해나갈지 좀 감이 안 오는 배우인데 그래도 용케 지금 시점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고 연기력이야 뭐 충분히 검증되었으니 할리우드의 차세대 대표 주자 중 한명으로 당당히 꼽힐만 하다고 봅니다.
8위 엠마 왓슨 (1990)
이 배우는 뭐 딴 거 없이 오로지 ‘해리포터’ 버프 하나 만으로 이 정도 순위가 타당한 입지를 쌓은 거죠. 그런데 이제 해리포터가 끝났습니다. 지금부터가 중요한데 다니엘 레드클리프의 경우 벌써부터 작품 여러 개 찍고 열심히 ‘다음 단계’로 달려가고 있는 반면 엠마 왓슨은 좀 느긋한 분위기네요. 해리포터 이후 첫 차기작이 굉장히 중요한데 하필 이 배우가 고른 건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오로지 마릴린 먼로로 캐스팅된 미셸 윌리엄스만이 돋보일 수밖에 없는데 엠마 왓슨이 여기에 들러리 조연으로 출연한건 좀 안일한 판단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후의 차기작 일정을 봐도 그닥 공격적인 기세는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이미 돈도 많이 벌었겠다 해리포터로 쌓은 입지가 워낙 커서 그리 쉽게 하락세를 타지도 않을 테고 더군다나 미모도 최고 수준이니 꼭 조급하게 굴 필요가 없긴 하지만요. 그래도 영화판의 배우 인기란 모르는 거라 앞으로 주목받는 화제작에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그대로 몇 년 흘러 버리면 금세 하락세를 타버릴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죠. 최근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차기작을 촬영 중인 파파라치 사진이 떴는데 노출한 아랫배의 탄력이 좀 시원치 않은 상태라 확실히 어딘가 좀 ‘방심 상태’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듭니다.
7위 크리스틴 스튜어트 (1990)
엠마 왓슨이 자기 인생 자기가 알아서 사는거니 제가 투덜투덜 거릴 입장은 못 되지만 그래도 한마디 하고 싶네요.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좀 배워라!’ 하고 말이죠. 트와일라잇 프렌차이즈 인기를 거저먹고 떴다는 비판도 있지만 아직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종결되지도 않은 시점에(물론 촬영은 옛 저녁에 끝났지만)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벌써부터 활발하게 다른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물론 트와일라잇 시리즈 이전부터 다른 영화 경력이 풍부하긴 했지만) 그것도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어장관리녀 ‘벨라’를 연기하며 뭐 제대로 연기할 건덕지도 없는 수준 낮은 캐릭터만 보여줬던 것에 대한 반발인지 정말 엄청 과격하고 난이도가 높은 배역들만 골라서 출연하고 있습니다. 최근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 ‘온 더 로드’에서 무슨 전라 노출 베드씬도 나온다고 하던데 그게 ‘하우두유두’ 라든가 ‘여인의 음모’ 라든가 하는 확실한 노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청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 틀림없는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식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게 배우로서 무조건 바라직한 행보다! 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지만 사실 크리스틴 스튜어트 정도의 위치에 있는 어린 여배우가 망설이지 않고 좋은 작품에서 노출 연기를 감행한다는 건 충분히 박수를 받아야 할 기특한(?) 행보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마인드 적인 부분에서 아주 진지한 배우라는 걸 보여준 것 같고(특히나 어린 소녀들이 열광했던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여주인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것만으로 이 배우의 앞길에 거대한 플러스 요인이 된 건 틀림없을 것 같네요.
6위 아만다 사이프리드 (1985)
이 배우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생각됩니다. 2008년에 ‘맘마미야’로 확 뜬 이후 몇 년 째 톱 여배우로 군림하고 있는데 그 몇 년 동안 지나온 길을 살펴보면 사실 ‘이보다 더 참담할 순’ 없습니다. 그야말로 ‘망작 제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출연작 대부분이 안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이 지경이 되고도 여전히 위기론 정도만 나올 뿐 확실한 하락세는 아니라는 사실이 우선 놀랍네요. 하지만 이제 정말 벼랑 끝입니다. 올해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추락할거라고 봅니다. 특히 최고 기대작인 ‘러브레이스’. 이거 망하면 진짜 답이 없다고 보고요. 물론 올 연말에 비교적 안전빵인 ‘레 미제라블’이 있지만, 그래도 러브레이스가 망한다면 ‘레 미제라블’로 커버가 안 되는 타격이 될게 확실하죠. 쟁쟁한 대배우가 많이 출연하는 레 미제라블과는 달리 러브레이스는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거의 원톱으로 내세우는 영화라 그 중요성과 리스크는 비교가 안 됩니다. 물론, 역으로 말하자면 러브레이스만 성공하면 그 동안의 위기론 다 날려버리는 겁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하겠죠.
5위 캐리 멀리건 (1985)
바로 윗 순위의 동갑내기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아주 그냥 난장판의 필모를 만들어 온 것과는 정반대로 캐리 멀리건의 최근 몇 년은 그야말로 평온한 탄탄대로 그 자체네요. 가장 최근작 세편을 보면 ‘네버렛미고’, ‘드라이브’, ‘쉐임’인데 정말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 않습니까? 정말 ‘아름답다’는 표현까지 나올 만큼 훌륭하고 깔끔한 필모입니다. 그거에 올 연말이 되면 ‘위대한 개츠비’까지 추가됩니다. 이건 뭐.. 여배우로서 최고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하지만 나쁘게 보면 운이 많이 따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른 여배우들이 이 험난한 영화판의 온갖 풍파들과 부딪히며 힘겹게 입지를 쌓아 가고 있는 동안 캐리 멀리건은 순풍만 만나며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오고 있으니 왠지 한번 큰 실패를 겪었을 때 아만다 사이프리드처럼 단단한 맷집으로 버티는 게 아니라 그냥 한방에 훅 갈 것 같은 불안한 느낌도 드는군요. 뭐 어찌되었던 현재까지는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탄탄대로 여배우 인생을 달리고 있는 캐리 멀리건입니다.
4위 클로이 모레츠 (1997)
이렇게 어린 나이의 배우에게 할 얘기는 아니지만 제가 볼 때 이 배우도 요새 슬슬 위험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제 겨우 16살인 배우에게 하락세 운운하는 평가를 내리는 건 상식적으로 봐도 터무니없는 얘기지만 원래 클로이 모레츠 자체가 어린 나이로 역대급 입지를 쌓은 배우이니 매우 특이한 케이스로 다룰 수밖에 없죠. 20살이 되기 전에 오스카 못 먹으면 ‘아 망했어요’ 드립을 해야 할지도. 오스카 까지는 아니더라도 킥애스 이후 2,3년 이내에 굉장한 히트작 하나 나올 줄 알았는데 아직 이렇다 할 대박 작품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렛미인’은 괜찮았지만 대박이라 하기에는 2% 부족하고(사실 스웨덴 판과 비교해서 별로다 라는 얘기까지 들었으니 아주 괜찮았던 것도 아니죠)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석권한 ‘휴고’에 출연했지만 이 영화는 오로지 마틴 스콜세지가 조르주 멜리에스를 핥아대는 데에만 열중하는 영화라 클로이 모레츠는 전혀 부각되지도 않았죠. 물론 같이 출연한 아사 버터필드는 이 영화로 완전 떴지만요. 국내에 개봉도 못한 ‘텍사스 킬링 필드’, ‘힉’은 모두 흥행 비평 양면에서 참패했고 최근에 개봉한 ‘다크 섀도우’도 그닥 좋은 평가를 못 받았습니다. 물론 이 영화들이야 처음부터 그리 크게 기대가 되는 작품은 아니었고 클로이 모레츠의 비중이나 책임이 크지도 않았죠. 하지만 내년에는 정말 클로이 모레츠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할 화제작이 있으니 바로 ‘캐리’ 리메이크입니다. 특히 이 영화에 헤일리 스타인펠드의 출연 섭외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그 밖에 비슷한 나이대의 유망주 여배우들이 잔뜩 출연하는 터라 이미 ‘제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클로이 모레츠의 입장에선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포진입니다. 일종의 힘겨운 방어전인 셈이죠. 승리할 경우에 대박이지만, 질 경우는 많은 것을 잃게 되는. 물론 이 배우의 재능을 믿는다면 당연히 대박을 터트릴 거라 기대할 수 있고 설령 캐리가 실패하더라도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얼마든지 기회는 많을 거라 낙관할 수 있지만 큰 기대를 받았던 아역 유망주가 빠른 시일 내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사그라 들어버린 경우는 과거에도 많았기에(물론 클로이 모레츠는 어떤 과거의 사례들과 비교해도 훨씬 압도적으로 기대를 많이 받는 배우이긴 합니다) 무조건 낙관적으로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3위 앤 해서웨이 (1982)
역시 어린 나이에 뜬 배우이고 전성기라면 이미 오래 전에 왔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현재 이 배우는 제 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습니다. 아니, 제 2의 전성기라고 말하니 그 전의 전성기와 동급이라는 뉘앙스가 좀 풍기는데 명백하게 아닙니다. 바로 지금이 이 배우 인생의 최절정기예요. 그리고 아주 오래전 한창 잘나가던 때와 비교해도 완전히 급이 다른, 아예 탈바꿈을 해버린 모양새입니다. 프리저가 1단 변신하고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다가 그 후 2단, 3단 변신까지 계속 보여준 것처럼. 말 그대로 한계가 보이지 않는 배우. 어떤 좋은 평가를 내려도 결국 그걸 ‘과소평가’로 만들어 버리고 보다 더 높은 경지를 보여주는 배우. 뭐 이 정도로 설명하면 될 것 같네요. 보면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최근 행보가 앤 해서웨이를 닮아가려는 듯한 인상도 듭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마찬가지로 앤 해서웨이 역시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하이틴 스타로 뜬 게 출발점입니다.(물론 배우 경력은 그보다 오래되었지만) 하지만 프린세스 다이어리를 2편까지 찍고 난 직후 곧바로 독립영화인 ‘하복’과 이안의 걸작 ‘브로크백 마운틴’에 출연해 과감하게 가슴을 까(?)버리죠. 어린 소녀 관객들이 좋아하던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여주인공이 바로 다음 작품에서 그런 파격 행보를! 물론 가슴을 깐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굉장히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한 게 놀라왔던 거죠. 하지만 그런 파격적인 행보의 와중에도 절묘한 밸런스 감각을 보여주는데 바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비커밍 제인’ 등의 작품으로 상업성의 길을 놓치지 않은 거죠. 그러다가 또 그 다음엔 조나단 드미의 ‘레이첼, 결혼하다’에 출연해 재활 치료중인 마약중독자 역을 합니다. 정말 놀랄 정도로 아름다운 밸런스입니다. 감탄 밖에 나오지가 않네요. 그리고 올해는 정말 엄청나죠. 여름에는 다크나이트 라이즈, 겨울에는 레 미제라블. 여름과 겨울의 최대 성수기를 ‘초’자가 붙을 정도의 특급 기대작 두 편으로 동시 석권을 노리다니! 거기에 두 영화 모두 엄청 도전적인 배역이지만, 지금의 앤 해서웨이라면 문제없이 성공적인 결과물을 보여줄 거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믿고 보는 배우’인 거죠.
2위 엠마 스톤 (1988)
배우로서의 진지한 재능도 엄청나고, 셀리브리티 인기로도 탑급입니다. 재능과 대중성 양면에서 이렇게까지 먼치킨 급의 클래스를 모두 보여준 배우가 과거에 있었을까요? 저는 그냥 이 배우에 대해서는 ‘역대 할리우드 사상 이런 배우는 없었다’란 표현까지 쓸 정도입니다. 그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조금 논란이나 이견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아무튼 정말 굉장하고 유니크한 배우인건 확실합니다. 일단 제가 살아오면서 본 그 어떤 배우에게서도 이렇게 매력적인 마스크, 이렇게 매력적인 목소리, 이렇게 매력적인 연기 스타일과 재능은 목격한 바가 없으니까요. ‘완전체!’ 라고 외치고 싶지만 딱 한 가지 약점은 있어요. 몸매가 좀 아쉽더군요. 하지만 모델 같은 쭉쭉 빵빵한 몸매가 여배우에게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니까요. 이 배우의 필모는 좀 독특한 방향으로 훌륭한 편인데, 영화 데뷔작인 ‘슈퍼배드’의 경우 행오버와 함께 21세기 최고의 코미디 영화로 꼽힐 만큼 좋은 작품이고 좀비랜드, 이지A 등의 작품도 모두 소품이지만 아주 훌륭했죠. 작년에 개봉한 ‘헬프’(엠마 스톤의 주연작 중 처음으로 국내 정식 개봉한 영화죠)는 정말 엄청난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엠마 스톤 뿐 아니라 출연한 수많은 여배우들이 골고루 맹활약하며 좋은 평가를 나눠먹은 터라 엠마 스톤에게 생각만큼 많이 플러스 된 건 아닌 듯합니다. 그래도 좋은 성과인건 확실하죠. 중요한건 올해인데, 여름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가을에 ‘갱스터 스쿼드’가 개봉하는데 앤 해서웨이의 ‘다크나이트 라이즈’-‘레 미제라블’ 콤보와 비교해도 전혀 안 꿀리는 라인업이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야 뭐 당연히 초초초초초초 기대작에 어마어마한 성공이 이미 보장되고 있지만 갱스터 스쿼드 역시 엠마 스톤의 입지를 엄청나게 상승시켜줄 기대작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대부, 언터처블, 좋은 친구들, LA 컨피덴셜 같은 후덜덜한 걸작 영화들을 연상시키는 초호화 라인업의 대작 갱영화인데, 쟁쟁한 남자 대배우들 사이에서 엠마 스톤만이 유일한 (비중있는)여배우로서 굉장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고편만 봐도 같이 출연한 남자 배우들의 카리스마와 함께 어마어마한 상승효과를 보여주더군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보다는 오히려 이 영화에서 더욱 큰 배우로서의 결실을 맺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엠마 스톤은 6월 14일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홍보를 위해 처음으로 국내에 방한합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제가 매기는 이런 순위에서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톱’으로 거듭날게 확실해 보이는 군요.
1위 제시카 차스테인 (1981)
딱 지금 시점의 기준에서는 ‘대세’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를 단 한명만 꼽으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제시카 차스테인 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배우는 좀 희한한 케이스입니다. 1981년생으로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이 배우가 주목받은 건 지극히 최근입니다. 애초에 영화 쪽 활동 경력도 짧고, 2010년 이전까지는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굳이 적합한 표현을 갖다 붙이자면, ‘갑툭튀 대세’ 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작년에 이 배우의 영화가 국내 개봉한 것만 ‘트리 오브 라이프’, ‘헬프’, ‘언피니시드’까지 세편이고, 국내 개봉 안한 영화로 ‘테이크 쉘터’, ‘코리올라누스’, ‘텍사스 킬링 필드’까지 있네요. 한해에만 무려 같은 배우의 출연작이 여섯 편 개봉한 겁니다. 원래 작년 개봉 예정이었다가 흐지부지된 알 파치노 연출의 ‘와일드 살로메’까지 포함하면 일곱 편입니다. 이 배우는 무슨, 나루토한테 ‘환영 분신술’이라도 배운 겁니까? 어떻게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작품들에 출연할 수 있는지. 그 초인적인 능력이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출연한 작품 하나하나가 다 훌륭해요. 작품 자체로는 텍사스 킬링 필드, 언피니시드 등 별로 안 좋은 평가를 받은 경우도 있지만, 다른 작품들은 모두 어워드 시즌에서 주목을 받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작품 자체가 아니라 연기만 놓고 보면 제시카 차스테인은 모든 작품에서 찬사를 받았고요. 2011-2012 북미 어워드 시즌에 제시카 차스테인은 여러 번 연기상 후보에 오르고 수상도 했는데, 헬프, 트리 오브 라이프, 코리올라누스, 테이크 쉘터 등 여러 작품들을 번갈아 가며 혹은 중복되어 후보에 오르고 수상도 하는 등 아주 난리도 아니었죠. 정말 ‘요즘 이 배우 난리가 났네!’ 하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바로 이런 걸 ‘대세’라고 말하는 거고요. 당연히 차기작 일정도 짱짱해서 테렌스 맬릭의 신작과 영국 시인 C.K.윌리엄스의 전기 영화 등 지금까지의 필모와 궤를 같이 하는 훌륭한 작품들이 대기 중이지만 올해 가장 기대되는 이 배우의 신작은 가을에 개봉하는 ‘로우리스’와 연말에 개봉하는 캐스린 비글로의 신작 영화인 것 같네요. 1,2,3위의 배우들이 모두 올해 어마어마한 기대작 두 편을 나란히 포진시키고 있는데 어느 한 작품도 처지지 않는 쟁쟁한 라인업들로 이 여섯 작품들만 모두 챙겨보더라도 올 한해 영화 감상의 아쉬움은 없을 듯합니다. ‘로우리스’는 엠마 스톤의 ‘갱스터 스쿼드’와 마찬가지로 시대 배경의 차이는 있지만 똑같이 쟁쟁한 남자 대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어 남성미 물씬 풍기는 서부 갱영화의 극치를 보여줄 기대작입니다. 물론 엠마 스톤과는 달리 제시카 차스테인은 이 영화의 홍일점은 아닙니다. 이 순위에도 포함되어 있는 또 다른 ‘대세 여배우’ 미아 와시코우스카도 출연하는데 예고편과 기타 프로모션을 보니 가장 비중 있는 배역은 역시 제시카 차스테인인 것 같고 확실히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카리스마 발산 하는 역에 더 어울리는 것도 미아 와시코우스카 보다는 제시카 차스테인 쪽이죠. 예고편을 보면 정말 제시카 차스테인의 카리스마와 존재감이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정말 ‘최고의 여배우’라는 아우라가 동작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에서 뿜어져 나오죠. 또한 연말에 개봉하는 캐스린 비글로의 신작은 다름 아닌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에 관한 영화인데요. 지금까지의 필모도 그렇고 이런 차기작 라인업만 봐도 이 배우가 얼마나 심상치 않은 배우인지 저절로 느껴질 정도죠. 정말 마술 같은 힘을 가진 여배우입니다. 엄청 눈에 띄는 미인도 아니고, 몸매를 비롯해서 전체적으로 평범한 스타일인데 영화에 나왔다 하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눈을 땔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이런 게 ‘완벽한 천상 여배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단기 포스’로는 역대 최강급을 보여주고 있지만, 결코 ‘단기간의 대세’로만 머물지 않을 진짜배기 실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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